이해건축 건축사무소

처음과 끝

모든 것에는 처음이 있다. 처음이라는 단어는 언제나 낯설고 두렵다. 새로운 학교의 첫날, 처음 만나는 사람, 처음 시작하는 일. 그 순간마다 우리는 망설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처음이라는 두 글자 속에는 설렘도 함께 숨겨져 있다. 나는 종종 ‘처음’을 계단의 첫 디딤돌처럼 느낀다. 그 위에 발을 올리는 순간, 아직 보이지 않는 끝을 향해 걷기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이라는 것은 끝을 품고 있고, 끝이라는 것은 또 다른 처음을 품고 있다. 어떤 끝은 아프다. 관계의 끝, 사랑의 끝, 어떤 시기의 끝. 끝은 이별을 동반하고, 때로는 후회와 눈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끝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순간을 더 깊이 살아내려고 애쓴다. 끝이 없다면 시작도 의미를 잃을 것이다. 어린 시절, 나는 끝을 두려워했다. 좋아하는 계절이 끝나버리는 것이 싫었고, 소중한 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수많은 처음과 끝을 지나며 깨달았다. 끝은 사라짐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쉼표라는 것을. 처음은 언제나 서툴다. 끝은 언제나 아쉽다. 그 사이를 채우는 것은 결국 우리의 선택과 마음이다. 두근거리는 시작과 아련한 끝 사이를 오가며 우리는 성장하고,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간다. 그래서 나는 이제, 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끝은 처음을 데려오고, 처음은 다시 길을 열어준다. 모든 끝은 결국 또 다른 처음을 품고 있으니, 이 반복 속에서 우리는 계속 살아간다.

SPACE 12월, 현지네 게재

성남역사박물관은 전시동과 교육동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건축 설계안을 공모하는 전시동은 총사업비 300억 원이 투입돼 건축면적 1,400㎡, 연면적 5,600㎡ 규모로 건립된다. 착공 시점은 내년 5월, 준공목표는 오는 2024년 말이다. 전시동 설계의 기본방향은 “성남의 역동적인 도시 건설과 전통적인 역사문화를 담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교육동과 기능을 분리해 별동으로 조성됨을 고려해 두 건물 간 상호 기능을 연계하고, 공원 이용객을 유도하는 공간 구성과 동선을 계획해야 한다.건축적 장치들의 의도는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아 마치 도심속 섬처럼고립도어 있던 건물을 다시 일상과 관계 지어 환원하는 것에 있다. 2022년 성남역사박물관 공모전에서 3위를 수상하였다.